만화로 입문해서 세계명작까지 섭렵하기

오늘은 아이가 세계명작 소설을 좋아하게 된 계기를 공유해볼까해요. 저희 아이에게 가장 좋아하는 문학작품을 물으면 햄릿, 로빈슨 크루소, 80일간의 세계일주 라고 하는데요. 며칠 전까지 7살이었던 아이인데, 꽤 무거운 작품을 읽어내는 것 같죠?
이건 우연이 아니랍니다. 엄마의 피나는 노력!! 마법천자문과 살아남기 시리즈만 파고드는 아이를 '문학'의 세계로 이끌어낸 계기와 방식을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.
세계명작을 읽혀야겠다 다짐한 계기
명작 소설을 읽혀야겠다고 다짐한 계기는 유치원 교수부장 선생님과 통화 후 였던 것 같아요. 요는, 정보성 책만 읽은 아이들의 사고력은 한계가 있고 창작 동화책을 읽고 줄거리 말하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엄마한테 일기 불러주라고 하는 아이로 큰다는.. 무시무시한 이야기 였죠. (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)
교수부장(R&D담당) 대화를 끝내고 책장을 보니 마법천자문, 공룡책, 살아남기 시리즈, 과학책 등 정말 정보성책 중심이었어요. 플롯(구성)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이 담긴 책이 몇개 있었지만 저 구석에 박혀있었죠.
먼저, 브리태니커 만화백과 <세계의문학>를 구입
일단 아이에게 스토리텔링의 흥미를 붙여주기 위해 먼저 동화전집을 찾아봤습니다. 7-8살이 볼만한 다양한 동화책이 있었어요. 그런데 생각보다 기-승-전-결 구성이 완성된 동화책이 많지 않았습니다. 전집이라고는 되어있지만 책 권수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쓰여진 책들도 보였고요.
그래서 그냥 차라리 세계명작을 읽히자고 결론을 내렸습니다. 세계명작은 몇 백년동안 세계인에게 사랑받아온 책이잖아요. 어설픈 제 안목으로 신작을 고르느니 그냥 검증된 책을 읽히자고 결론을 내렸어요.
하지만 세계명작, 너무 어렵죠. 만화로된 세계명작도 있었지만 호흡이 길고 아이에게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. 그러다가 우연히 브리태니커 만화백과에서 나온 세계의문학을 찾아냈습니다.
이 책 속에는 고대문학 / 근대문학 / 현대문학 등 총 10개 이야기가 담겨있어요. 햄릿, 이솝우와, 삼국지연의, 로빈슨 크루소, 레 미제라블, 80일간의 세계일주, 마지막잎새 등 세계명작이 만화형태로 짧게 담겨있습니다.
아이가 가장 좋아했던 80일간의 세계일주 에요. 포그라는 남자가 파스파르투라는 하인을 데리고 세계일주를 하는 내용인데, 각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여행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결론적으로 과학소설이라는 게 아이가 좋아하는 포인트였어요. 내용은 스포일러(?)가 되니까 세세하게 적진 않겠습니다.
두번째, 글밥있는 책으로 슬며시 넘어가기
읽어주거나 아이가 혼자 읽는 걸 보다보면 글씨를 읽고 있는건지 그림만 보는 건지 외워서 보는 건지 헷갈리는 시점이 옵니다. 그럴 때 슬며시 초등 세계명작책으로 슬슬 유인해봐요.

딱 봐도 만화책보다는 글밥이 확 늘어납니다. 그런데 아이가 거부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열심히 따라와줍니다. 만화책은 아무래도 유기성이 약하잖아요. 글밥있는 초등 세계명작에는 만화책에서 나오지 않았던 내용들이 자세히 풀어져있습니다.
만화에서는 단순히 '아우다를 구했다' 정도로 나와있는데, 초등 세계명작에는 파스파르투가 불속에 숨어있다가 촌장인 척 하고 아우다를 안고 뛰었다'라고 표현되어 있어요. 아직은 엄마아빠가 많이 '읽어줘야' 하지만 넘 재밌다며 꺼내서 읽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. :)
읽고 나서 줄거리 세세히 묻지 않기 (흥미상실 방지)
다 읽은 다음에는 뭘 해야할까요? 물론 세계명작 책에는 독후활동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. 등장인물에 대한 퀴즈를 맞추거나 내가 ~ 라면 어떻게 하겠다라는 정도요. 그런데 너무 세부적으로 물어보거나 글씨를 쓰게 하면 책에 흥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어서 책을 읽은 다음에 간단한 질문만 하고 끝냅니다.
" 이 책은 무슨 내용이야?" - 이건 배를 타고 세계여행 하는 이야기야!
" 포그는 착한 사람이야?" - 응! 당연하지. 하인을 용서해줬잖아.
" 형사는 어때?" -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야! 포그를 실수로 감옥에 가뒀어!
뭐 이정도.
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쉽지 않겠지만 목표가 있다면,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버전으로 나중에 한권씩 다 읽게 되면 좋겠습니다. 초등 6학년이나 중학교쯤 가능했으면 좋겠네요.ㅎㅎ
외국어는 어릴수록 배우기 쉽다고 하잖아요. 저는 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. 나이가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어야 사고력과 문해력을 가진 사람이 될수 있을 것 같아요. 요즘 문해력~문해력~ 말이 많지만, 문해력도 골든타임이 있구요(제가 산 증인). 수능 잘보겠다고 고등학교 때 문학, 비문학 읽어봤자 드라마틱하게 성적이 오르지 않잖아요.
가랑비에 옷 젖듯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책읽는 습관과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어야 세상에 대한 이해력도 높고 안정감 있는 아이로 성장한다고 생각해요. 특히 소설에는 삼라만상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. 어릴 때 과학책이나 정보성책도 도움이 되지만, 사람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소설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. 유년시절 많은 고민은 '관계'에서 오니까요.
그런 이유에서 만화에서 글밥책으로 세계명작 입문하기! 꼭 시도해보셨으면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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